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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고척] 어젠 장타 3개, 오늘은 홈런 한 방...'캡틴' 양석환 '7호포', 진짜로 살아났다

양석환(33·두산 베어스)이 진짜로 살아났다. 이틀 연속 키움 마운드를 폭격하며 두산의 주포임을 증명했다.양석환은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 5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6회 초 선두 타자로 나와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개인 시즌 7호포.양석환은 올 시즌 어깨를 무겁게 하고 시즌을 출발했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됐던 그는 두산 이적 후 지난해까지 활약을 바탕으로 4+2년 총액 78억원에 잔류했다. 주장도 맡았다. 팀의 주포이자 리더로 나서줄 걸 기대했으나 시즌 초 부진이 길어졌다. 지난달 18일까지 타율 0.190에 머무르는 등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그러나 최근 기세가 살아났다. 4월 2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9회 말 2사 후 끝내기 안타를 치더니 4월 넷째 주 6경기 중 3경기에서 3홈런, 결승타 3개 등을 때리며 활약했다. 하위권에 머무르던 두산도 그와 함께 살아났다. 양석환은 7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2루타를 3개나 터뜨렸고, 타선이 폭발한 두산도 13-4로 승리, 마침내 5할 승률에 복귀했다.살아난 타격감이 8일까지 이어졌다. 앞선 두 타석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던 양석환은 세 번째 타석은 놓치지 않았다. 양석환은 6회 1-1 상황에서 구원 등판해 있던 김성민을 상대했다. 그는 김성민이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아웃로우로 던진 서클체인지업을 통타, 고척돔 왼쪽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비거리는 120m, 올 시즌 그의 일곱 번째 홈런포였다.경기가 6회 말에 접어든 가운데 두산은 양석환의 홈런으로 2-1 리드를 점하고 있다.고척=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0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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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컷과 체인지업 콤비…'저속' 신민혁의 생존법

신민혁(24·NC 다이노스)은 흥미로운 투수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올 시즌 신민혁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0.7㎞/h에 머문다. 힘껏 던져도 145㎞/h를 넘지 않는다. 구위형이 아니지만 만만하게 볼 투수도 아니다. 그는 2021년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웠고 올 시즌엔 3년 연속 110이닝 이상을 투구했다.신민혁은 부족한 구속을 체인지업으로 채운다. 체인지업은 오프 스피드 피치(Off-speed pitch) 중 하나. 직구처럼 오다가 아래로 살짝 가라앉는다. 신민혁은 직구나 체인지업 던질 때 팔 스윙이 똑같아 타자 입장에선 더욱 까다롭다. 특히 그의 체인지업 그립은 '서클'이다. 엄지와 검지를 맞대 원(서클)을 만들고 나머지 세 손가락으로 공을 덮는다. 일반 체인지업보다 공의 움직임이 더 크다. 왼손 타자 기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흘러나가 '왼손 타자 공략'에 효과적이다. 스트라이크존에서 공을 하나씩 넣고 빼면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간다. 신민혁의 올 시즌 체인지업 비율은 41.1%에 이른다. 26.4%인 직구 비율을 크게 웃돈다. 자칫 투구 레퍼토리가 단조로울 수 있는데 컷 패스트볼(커터·27.4%)로 변주를 준다. 왼손 타자 기준 몸쪽으로 향하는 커터는 체인지업과 궤적이 다르다. 신민혁은 "체인지업이 왼쪽으로 휘면 커터는 반대다. (방향이 다르니) 체인지업 때문에 커터가 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지난해만 하더라도 커터가 아닌 투심 패스트볼(투심) 그립을 잡았다. '피치 터널'을 활용한 조합이었다. 피치 터널은 투수가 공을 던진 릴리스 포인트부터 타자가 구종을 판단할 때까지의 구간을 일컫는다. 투구 폼이 동일하고 공의 초기 궤적이 비슷하다면 피치 터널이 길어져 그만큼 타자가 반응할 시간이 짧아진다. 체인지업과 투심은 궤적이 비슷하지만, 구속이 다르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뭐래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투심을 던졌다. 하지만 결과가 기대를 밑돌자 투심이 아닌 커터를 장착했다. 효과는 만점이다. 신민혁은 지난달 31일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에 선발 등판, 6과 3분의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44㎞/h로 빠르지 않았다. 구속이 전부는 아니었다. 직구(15개)보다 더 많은 체인지업(35개)과 커터(28개)로 KT 타선을 무력화했다. 체인지업과 커터 레퍼토리를 뒷받침하는 건 '면도날 제구'다.PO 2차전 22타자를 상대하면서 내준 볼넷 단 1개.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김형준은 "변화구 컨트롤이 되니까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직구가 아닌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다"며 "컨트롤이 정말 좋기 때문에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을 거 같다. 던지라는 곳으로 잘 던져 (포수 입장에서) 편하다"고 말했다.체인지업과 커터 그리고 제구까지. 구속이 느린 신민혁의 남다른 '생존법'이다.스포츠1팀 기자 2023.11.0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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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마지막 퍼즐, 롯데에서 온 잠수함이 맞출까

삼성 라이온즈의 새 5선발 주인공이 확정됐다. 최하늘(24)이 새 5선발에 낙점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6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5선발로 최하늘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선발 로테이션대로라면 최하늘은 오는 1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한다. 올 시즌 삼성은 5선발 마지막 퍼즐을 맞추지 못하고 있었다. 데이비드 뷰캐넌(34)-알버트 수아레즈(34)-원태인(23)-백정현(36)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1~4 선발을 구축했지만, 5선발 해답은 내놓지 못했다. 양창섭(24)과 장필준(35) 이재희(22) 허윤동(22) 등이 차례로 5선발에 투입됐지만, 확실한 모습을 보인 선수는 없었다. 네 선수가 선발 등판에서 거둔 성적은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9.78(19와 3분의 1이닝 21실점).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었다. 13일 대구 LG 트윈스전에 허윤동에게 주어진 기회를 마지막으로 삼성은 새로운 5선발 찾기에 나섰다. 주를 넘기는 고심 끝에 박진만 감독이 내린 결론은 사이드암스로 최하늘이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2군)에서 4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02(17⅔이닝 2자책)로 호투한 최하늘을 새로운 5선발로 낙점했다. 박진만 감독은 최하늘에 대해 “2군에서 100구 이상의 충분히 많은 공을 던졌고, 제구력이 좋다는 보고를 받았다”라고 전했다. 다만 지난 인터뷰에서 박진만 감독은 최하늘의 낮은 ‘구속’을 지적한 바 있는데, 이날 박 감독은 “1군에 올라오면 2㎞/h 더 상승할 거라는 투수 코치의 의견이 있어 콜업을 결정했다. (주무기인) 서클 체인지업도 잘 통할 것”이라고 전했다. 2018시즌 2차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6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최하늘은 지난해 1월 ‘천재 유격수’ 이학주(33)와 트레이드 돼 대구에 새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에도 최하늘은 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손꼽혔으나, 선발 5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6.55를 기록하며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새 시즌 절치부심으로 2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뒤 다시 기회를 맞았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3.05.17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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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2막] 야구에 미쳐 호주로 날아간 구대성, 한국서 '제3의 야구인생' 꿈꾼다

2010년, 현역 최고령 투수였던 구대성(53)은 'KBO리그에서 경쟁력을 갖춘 선수로는 더 이상 뛸 수 없겠다'고 판단했다. 그해 구대성은 7경기에 등판해서 평균자책점 9.64에 그쳤다. 그가 눈을 돌린 곳은 호주였다. 이후 지금까지 14년째 호주에서 생활하고 있다. 구대성은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계속하고 싶어서 이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구대성은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출범 40주년을 맞아 선정한 '레전드 40인' 투표에서 전체 8위에 뽑혔다. 투수로는 선동열·최동원·송진우에 이어 네 번째다. 1996년 다승왕과 구원왕을 동시에 차지하며 투수 4관왕에 올랐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KBO리그 최고의 투수가 된 그는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4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에서 1년 활약했다. 국가대표로서 일본전에 특히 강했고, 후배들에게는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심어줬다. 독특한 투구폼에서 비롯된 디셉션(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한화 시절 신인 류현진에게 서클 체인지업을 전수한 것으로도 유명하다구. 한미일 야구를 모두 경험한 그는 2010년 가을, 호주로 날아갔다. 누구보다 선수 시절을 화려하게 보낸 '레전드'가 은퇴 후 해외에서 제2의 인생을 사는 것은 의외였다. 그로부터 벌써 14년이 흘렀다. 구대성은 "한국에서 야구 잘 되지 않았고, 선수로서 뛰기 더 힘든 것 같아 은퇴를 준비 중이었다. 그때 '호주 프로야구리그(ABL)가 창설한다'고 들었다. 마침 호주에 처제가 있어 직접 들러 둘러봤다. '선수로 계속 뛰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딸과 아들의 교육 핑계도 있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고 회상했다. 호주 야구대표팀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을 8-7로 꺾었다. 그러나 리그 수준은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된다. 구대성은 "호주의 야구 역사는 우리보다 길다. 한때 야구 인기도 엄청 좋았는데 어느 순간 확 식었다고 한다. 그래도 2010년 ABL 창설을 시작으로 야구의 경쟁력을 높이는 단계다. 내가 처음 왔을 때 시속 160㎞ 공을 던지는 등 수준 높은 투수들이 있었다. 다만 변화구에 약했다"고 돌아봤다. 구대성은 ABL 초대 구원왕에 오르며 한국 야구의 파워를 과시했다. 구대성을 시작으로 임경완과 고창성 등이 ABL에서 활약했다. 최근에는 각 구단의 신예 선수로 구성된 연합팀 질롱코리아가 ABL 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낯선 땅에 적응하기까지 어려움이 뒤따랐다. 가장 큰 문제는 언어의 장벽이었다. 시드니 블루삭스의 홈 경기 때는 자원 봉사자 통역이 따라붙어 도움을 받았지만, 원정 경기를 다닐 때면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다. 그는 "손짓발짓 모든 것을 동원했다"고 떠올렸다. 때로는 자존심도 내려놓아야만 했다. 그는 "호주 동료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밥을 사며 다가가려 했다. 선수들이 나에 대해 잘 몰라서 '메츠에서 1년간 뛰었다'고 말했다. 그러면 관련 영상을 찾아보고 와서 '굿 슬라이딩'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렇게 날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떠올렸다. 2005년 당시 메츠 루키 역사상 최고령(36세) 선수 빅리그에 데뷔한 구대성은 뉴욕 양키스 랜디 존스에게서 2루타를 때려낸 뒤 후속 타자의 번트 때 3루를 거쳐 홈까지 쇄도했다. 짜릿한 득점을 얻었지만 투수에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은 치명타였다. 구대성은 이후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그 여파로 1년 만에 빅리그 도전을 마감했다.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도 견뎌야만 했다. 구대성은 "날 얕보거나 깔보면서 차별하는 선수들도 있다. 손바닥만 한 나방을 가리키며 그걸 주워 먹으라고 했다. 그래서 '네가 먹으면 내가 먹을게'라고 맞섰다. 숙일 때는 숙이되 강할 때는 강하게 싸웠다. 가끔 열 받으면 한국말로 욕했다"고 했다. 2015년까지 선수 생활을 한 구대성은 시드니 블루삭스 코치(2016~17), 질롱 코리아 감독 겸 선수(2018~19)로 활약했다. 요즘에는 무보수로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16세 이하 대표팀 선수를 지도하고, 지역 야구 꿈나무의 훈련을 돕고 있다. 구대성은 요즘도 일주일에 최소 하루는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진다. 그는 "한 번도 야구가 힘들거나 지겹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야구는 늘 즐겁다"라고 했다. 구대성은 올해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3경기에 나서 2와 3분의 1피안타 0자책을 기록했다. MLB 공식 소셜미디어(SNS)도 "53세의 투수가 아직도 공을 던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구대성은 "직구 최고 시속이 130㎞(실제 최고 117㎞) 나올 거라 자신했는데 오버였다"고 웃었다. 구대성은 야구 사랑, 가족 사랑은 지극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현역 시절 휴대전화 번호를 주변에 좀처럼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가족과의 시간을 방해 받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는 "선수 때는 가족들과 지낼 일이 거의 없었는데, 여기선 함께 있어서 정말 좋다"고 반겼다. 구대성은 한국 야구를 빼놓지 않고 챙겨보고 있다. 그는 "나도 '저기(한국) 서 있으면 어떨까' 생각도 한다. 아마추어든 어디든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언제든 날아가 돕고 싶다"고 했다. 호주에서 인생 2막을 살고 있지만, 터전이 바뀌었을 뿐 그는 여전히 야구와 함께다. 구대성은 한국에서 '제3의 야구 인생'을 꿈꾸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3.03.28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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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기대치는 왼손 폰트” 로메로, 관건은 내구성뿐

SSG 랜더스는 지난해 외국인 선수 계약에서 '중박' 이상을 거뒀다. KBO리그 2년 차 윌머 폰트(13승 6패 평균자책점 2.69)는 에이스로 거듭났다. 이반 노바와 케빈 크론은 시즌 중 부진으로 교체됐지만, 대체 선수가 모두 활약했다. 숀 모리만도(7승 1패 평균자책점 1.67)와 후안 라가레스(타율 0.315 6홈런)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기여했다.검증된 외국인 선수들과 1년 더 함께할 수 있으나 SSG는 전면 교체라는 모험을 선택했다. 폰트 대신 애니 로메로(32)를 영입했고, 모리만도의 자리는 커크 맥카티(28)가 채운다. 외국인 타자로는 라가레스와 같은 외야수인 기예르모 에레디아(32)와 계약했다.외국인 선수는 구단의 한 해 농사를 좌우한다. 그래서 검증된 외국인 선수, 특히 검증된 외국인 에이스였던 폰트의 가치가 컸다.빈자리 이상으로 새 선수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한 SSG 관계자는 “로메로는 왼손 폰트, 맥카티는 모리만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기대치”라며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1선발 기대를 받는 로메로는 아시아 야구 경력자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데뷔한 그는 최근 4년 동안 일본프로야구(통산 17승 19패 평균자책점 3.60)에서 뛰었다.SSG가 로메로의 활약을 기대하는 이유는 '탈 KBO리그급' 구위 때문이다. 로메로는 최고 시속 164㎞의 강속구를 자랑한다. SSG 관계자는 "지난해 폰트가 직구 구위를 믿고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를 보고 던지는 투구(pounding)로 효과를 봤다. 로메로도 직구 스트라이크만 잘 던지면 타자가 공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폰트 말고도 비교 대상이 있다. SSG 관계자에게 역시 시속 160㎞를 던졌던 로버트 스탁(전 두산 베어스)과 비교해 달라고 하자 "직구 구위는 비슷하다. 다만 왼손 투수라는 장점이 있고, 변화구도 조금 더 나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로메로의 주 무기는 슬라이더와 서클 체인지업이다. 직구와 슬라이더만 구사하던 스탁에 비해 무기가 많다. 맥카티의 페이스도 순조롭다. 맥카티는 지난달 29일 진행한 불펜 투구에서 최고 시속 146㎞의 패스트볼을 뿌렸다. 조웅천 투수 코치도 맥카티를 두고 “직구의 힘이 좋다는 느낌을 받았고 주 무기인 커터·슬라이더의 움직임도 좋았다. 전체적으로 제구가 안정적이고 구위도 좋다”고 호평했다.SSG는 두 투수의 기량을 걱정하지 않는다. 유일한 변수는 내구성이다. 로메로는 지난 2020년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한 바 있다. 일본 매체 베이스볼킹은 “로메로는 일본에서 풀타임 시즌을 치러본 적 없다”고 지적했다. 맥카티 역시 KBO리그 규정 이닝(144이닝)을 넘겨본 건 2018년(146과 3분의 1이닝)가 전부다.이닝 이터로서는 폰트 만큼 해내기 쉽지 않다. 폰트는 지난해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6회로 리그 1위를 기록했다. 불펜이 취약했던 SSG는 폰트 등판일만큼은 필승조 소모를 최소화했다. 올해는 다르다. 로메로와 맥카티 모두 폰트보다 일찍 마운드를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 불펜진도 마무리 김택형의 입대로 인해 약해졌다. 김원형 SSG 감독에게 새로운 카드에 맞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졌다.차승윤 기자 2023.02.0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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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준의 체인지업과 '스리 핑거' 모데카이 브라운

오른손 투수 이용준(20·NC 다이노스)의 '체인지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용준의 정규시즌 평균자책점은 21일 기준으로 3.68이다. 불펜에서 '약방의 감초' 같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롱릴리프, 점수 차가 벌어졌을 땐 추격조로 마운드를 밟는다. 전도양양한 NC의 '젊은 피' 중 하나다. 이용준은 데뷔 첫 시즌인 지난해 부진했다. 2군에서 9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1군 성적은 더 처참했다. 고교 시절 보여줬던 잠재력이 온데간데없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는 프로에 가면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험해보니 생각했던 것과)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꼈다. 1군은 레벨이 아예 다르니까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용준이 선택한 건 변화였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체인지업 장착에 열을 올렸다. 그는 "2군에서 포크볼과 체인지업을 연습했다. 슬라이더와 커브만으로는 1군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그런데 손이 작아서 (포크볼이 아닌) 체인지업으로 (제3의 변화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포크볼은 검지와 중지 사이에 공을 끼워 던지는 구종이다. 손가락이 길고 잘 벌어져야 유리하다. 이용준은 "고등학교 때 포크볼을 연습하려고 공을 (손가락에) 끼우고 다니기도 했다. 던질 순 있는데 (글러브 안에서 그립을 잡을 때) 너무 티가 나니까 포크볼을 포기하고 체인지업에 몰두했다"고 밝혔다. 체인지업은 오프 스피드 피치(Off-speed pitch) 중 하나다. 직구처럼 오다가 아래로 살짝 가라앉는다. 이용준의 체인지업은 엄지와 검지를 맞대 원(서클)을 그리고 나머지 세 손가락으로 공을 덮는 서클 체인지업에 가깝다. 다만 이용준은 중지와 약지만 활용해 공을 던진다. 새끼손가락은 공을 지탱하는 역할만 한다. 그는 "손이 작아서 마운드에서 (그립을 바꾸면) 너무 티가 나더라. (구종 노출을 피하기 위해) 직구 그립에서 체인지업 그립을 바로 잡는다. (체인지업을 던질 때) 다섯 손가락으로 꽉 쥐고 던지는 선수도 있는데 나는 세 손가락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준은 지난 1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과 3분의 1이닝 3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 41개 중 직구(18개)와 체인지업(17개) 비율이 1대1에 가까웠다. 김태진(키움)은 "체인지업의 무브먼트가 좋더라. 공이 약간 (날아오다가) 멈추는 느낌이었다"고 극찬했다. 이상훈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거의 싱커 계열 같더라. 손가락 3개로 던지는 체인지업"이라며 "공이 새끼손가락이 아닌 중지 옆으로 빠져나간다. 그래서 더 빨리 휘고 떨어진다"고 했다. 모데카이 브라운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239승을 기록한 '전설'이다. 브라운의 업적이 더 대단했던 건 '스리 핑거'라고 불렸던 그의 신체 때문이었다. 브라운은 어렸을 때 곡물 절삭기에 손이 들어가 오른손 검지를 잃었다. 중지에는 변형이 생겼다. 새끼손가락도 구부러진 채 마비가 돼 제대로 공을 던지기 어려웠다. 하지만 기형적인 손가락을 활용해 포크볼에 가까운 커브를 던졌다. 아무도 따라할 수 없는 브라운만의 '마구'였다. 손가락이 만드는 구종의 변수는 다양하다. KBO리그 장수 외국인 투수였던 '너클볼러' 크리스 옥스프링은 "체인지업을 익히려고 시도했지만, 손가락이 긴 편이 아니라서 너클볼을 배우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용준도 마찬가지다. 손이 작고 손가락도 짧지만 세 손가락을 활용해 누구보다 좋은 체인지업 무브먼트를 만들어낸다. 그는 "(지금까지) 던져본 구종 중 가장 어려운 것 같다"며 웃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5.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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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200% 인상 '히트 상품' 신민혁, "더 과감해지고 싶다"

오른손 투수 신민혁(23)은 지난해 NC 다이노스의 '히트 상품'이었다. 개막전만 하더라도 기대가 크지 않았다. 확실한 선발 카드도, 그렇다고 믿음직한 불펜 자원도 아니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기회가 그의 야구 인생을 180도 바꿨다. 4월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쾌투했다. 복사근이 파열된 송명기 대신 '임시 선발'로 마운드를 밟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신민혁은 삼성전 이후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찼다. 시즌 성적은 9승 6패 평균자책점 4.41.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15승 10패)에 이어 팀 내 다승 2위, 145이닝을 소화해 데뷔 첫 규정이닝(144이닝)까지 넘겼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풀타임을 처음 뛰어봤다. 선배들한테 많은 조언을 들으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닝을 끌어가는 방법을 많이 배웠다. 그래서 더 뜻깊은 한해였다"고 돌아봤다. 신민혁을 도약시킨 원동력은 서클 체인지업이다. 오른손 투수가 던지는 체인지업은 왼손 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흘러나간다. 제구만 잘 되면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 좋은 무기다. 하지만 프로 입단 후 한동안 서클 체인지업을 '봉인'했다. 힘껏 던져도 타자들이 어렵지 않게 쳐냈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떨어져 잠시 포크볼 그립도 잡아봤지만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다. 신민혁의 터닝포인트는 지난해 4월 나성범(현 KIA 타이거즈)과의 캐치볼이었다. 나성범은 캐치볼을 하다 "체인지업이 좋은데 왜 안 던지냐"고 물었다. 이후 신민혁은 같은 팀 사이드암스로 이재학에게 조언을 구해 구종을 가다듬었다. 그는 "서클 체인지업은 고등학교 때도 던졌는데 유형이 약간 달랐다. 그때는 구속 차이를 크게 줬는데 지금은 공을 강하게 때리는 법을 터득했다. 구속과 회전수가 모두 좋아진 것 같다"며 "(나)성범이 형하고 (이)재학이 형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신민혁은 서클 체인지업을 왼손 타자에 집중했다. 체인지업은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향하는 만큼 던지는 데 부담이 컸다. 그는 "우타자 피안타율을 낮춘 건 인코스 공을 많이 던진 덕분이다. 전에는 불안감 때문에 몸쪽 직구를 거의 던지지 않았는데 손민한 투수코치께서 '투수가 몸쪽 직구를 잘 던져야 하는데 왜 안 던지냐'고 하시더라. 계속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피칭했다"며 "몸쪽 스트라이크가 들어가니 던질 코스가 많아졌다"고 돌아봤다. 1999년생인 신민혁은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이 가능하다. KBO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연령을 제한해 유망주 위주로 대표팀을 꾸릴 계획이다. '24세 이하'가 유력해 신민혁도 후보다. 그는 "청소년 대표 경험도 없다. 뽑아주면 무조건 가겠다"며 "개인적인 목표는 규정이닝을 소화하면서 10승을 해보는 거다. 2년 전 한국시리즈는 2군에서 TV로 지켜봤는데 한국시리즈에서 한번 던져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1년 만에 입지가 달라졌다. 4000만원이던 연봉이 1억2000만원까지 수직으로 상승했다. 인상률 200%는 팀 내 최고. 역할이 애매했던 지난해와 달리 선발 투수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신민혁은 "올해는 더 과감하게 피칭하고 싶다. 투구 수를 줄이면서 이닝도 많이 던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2.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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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 타자 몸쪽 파고드는 '서클'…신민혁의 업그레이드

'체인지업 마스터' 신민혁(22·NC 다이노스)이 오른손 타자 몸쪽 승부에 대한 해법을 찾았다.신민혁은 올 시즌 전반기 부침이 심했다. 17경기(선발 12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평균자책점 4.56을 기록했다. 왼손 타자(피안타율 0.268)는 비교적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문제는 3할(0.303)이 넘는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이었다. 전반기 피홈런 8개 중 6개를 오른손 타자에게 빼앗겼다.신민혁의 주무기는 서클 체인지업. 엄지와 검지를 맞대 원(서클)을 만들고 나머지 세 손가락으로 공을 덮는다. 오른손 투수인 그가 던지는 체인지업은 왼손 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흘러나간다.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는 위력적인 무기로 사용, 피안타율을 크게 낮췄다. 반면 오른손 타자에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 5월 신민혁은 "서클 체인지업은 왼손 타자 바깥쪽 코스로 (스트라이크존에서) 넣고 뺐다 할 수 있어서 편하다. 다만 오른손 타자에게 던질 때는 몸에 맞는 공이 나올까 봐 부담스럽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신민혁의 후반기 성적(5승 3패 평균자책점 4.29)은 약간 향상됐다. 10월에 선발 등판한 3경기에선 2승 평균자책점 1.35로 안정적이다. 전반기와 달리 오른손 타자를 효과적으로 막아낸 결과. 후반기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이 0.235, 10월에는 0.159(44타수 7피안타)로 더 낮다. 원동력은 체인지업이다.14일 고척 키움전에선 체인지업 위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날 신민혁은 7이닝 2실점 하며 시즌 9승째를 따냈다. 전체 투구수 81개 중 체인지업이 40개(49.4%). 오른손 타자에게 부담 없이 던졌다. 4회 말 박병호를 몸쪽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7회에는 박동원 상대 몸쪽 체인지업으로 병살타를 유도했다. 경기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이 0.091(11타수 1피안타)에 불과했다. 그는 "공 배합을 전반기 때와 다르게 한다. 오른손 타자 몸쪽 직구를 활용한다"며 "공 배합을 바꾸니까 자신감도 생긴다. 편하게 던진다"고 했다. 직구의 위력을 더하는 건 타격 밸런스를 무너트리는 체인지업이다.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봉인됐던 체인지업을 과감하게 꽂는다. 신민혁이 달라진 가장 큰 비결이다. 고척=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0.15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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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IS] '체인지업'으로 만든 K 퍼레이드…'왼손 저승사자' 신민혁

NC 오른손 투수 신민혁(22)의 '체인지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민혁은 29일까지 7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1.00, 피안타율이 0.212에 불과하다. 흥미로운 건 타자 유형에 따른 성적 변화.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이 0.290(31타수 9안타)으로 3할에 육박한다. 그런데 왼손 타자 피안타율은 0.143(35타수 5피안타)으로 낮다. 오른손 투수의 경우 왼손 타자에 약한 게 일반적이지만 신민혁은 다르다. 그가 왼손 타자를 효율적으로 잡아낼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체인지업이다. 위력은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나타났다. 이날 신민혁은 부상으로 이탈한 송명기를 대신해 선발 중책을 맡았다. 결과는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팀의 9-0 대승을 이끌며 승리 투수가 됐다. 10탈삼진은 개인 한 경기 최다(종전 5개). 이 중 무려 8개를 왼손 타자에게 빼앗았다. 결정구는 하나같이 체인지업.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땐 직구, 커브, 슬라이더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뒤 최종적으로 체인지업을 섞어 배트를 유인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4회 말 2사 1루 오재일 타석이었다. 신민혁은 2구째부터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하나씩 교차해 던졌다. 결국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 6구째 시속 124㎞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자칫 뻔할 수 있는 투구 레퍼토리였다. 하지만 워낙 제구가 예리하니 알고도 배트가 헛돌았다. 이날 신민혁의 투구 수는 총 87개. 변화구가 70%인 61개. 체인지업이 37개(슬라이더 20개)로 가장 많았다. 왼손 타자를 향해 집중적으로 던졌고 그 영향으로 탈삼진이 늘었다. 지난해 신민혁은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던지는데 가장 자신 있는 건 체인지업이다.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는 초반엔 힘으로 직구를 보여주고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섞는다"고 말했다. 29일 경기가 끝난 뒤 포수 양의지는 "(신민혁의 체인지업은) 서클 체인지업인데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잘 뺏는다.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는 공이어서 편하게 던지는 것 같다"고 극찬했다. 신민혁은 힘으로 윽박지르는 유형이 아니다. 하지만 마운드 위에서 꽤 위력적이다. 그 바탕엔 왼손 타자가 공략에 애를 먹는 체인지업이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4.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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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 최고령 선발 투수가 생존하는 법. 5.8%의 너클볼

롯데의 개막 로테이션에 노경은(37)의 이름은 없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치열한 토종 선발 투수 경쟁에서 박세웅과 이승헌, 김진욱을 낙점했다. "노경은과 김진욱을 5선발 후보로 놓고 고민했는데, 시범경기 때 김진욱의 구위가 더 좋았다"라고 선택 배경을 밝혔다. 다만 이승헌과 김진욱 등 신예 투수는 경험이 적다. 선발진에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 로테이션 합류 1순위는 노경은이다. 그는 현재 10개 구단에서 선발 경쟁을 펼치는 가장 베테랑 투수다. 최근 리그 전반적으로 젊은 투수가 급성장하면서, 30대 후반 베테랑 투수는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노경은도 "롯데 선발진이 많이 좋아졌다. 롯데의 미래 영건이 많이 등장했다"라며 "하루하루 경쟁과 긴장 속에서 살고 있다"라고 했다. 베테랑 선발 투수의 생존법, 연구와 노력이다. 그 가운데 한 가지가 너클볼이다. 노경은은 "너클볼을 던질 수 있어 심리적으로 편안하다"라고 한다. 너클볼은 공이 거의 회전하지 않아 홈플레이트 앞에서 예측 불가능하게 움직인다. 타자는 방망이에 공을 맞히기 어렵고, 포수는 공을 잡는 것조차 쉽지 않다. 투수도 마찬가지다. 공을 던지기 까다롭고, 구종 습득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실제 던지는 투수가 많지 않다. 노경은도 30대 중반에 접어들어 손에 익혔다. 그는 "체인지업의 한 종류로 생각하고 던진다. 직구와 40㎞(2020년 기준 직구 141㎞, 너클볼 107㎞)의 구속 차이를 이용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팀 포수에게 '내 너클볼은 R.A 디키나 팀 웨이크필드처럼 회전이 없거나, 무브먼트가 심하지 않다'라고 한다"라고 했다. 선발 투수로 133이닝을 던진 지난해 노경은의 너클볼 구사율은 전체 구종의 5.8%(스탯티즈 기준) 정도였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13.4%. 주로 여유 있는 상황에서 '보여주는 공'으로 던졌다. 공은 느리지만, 그에게는 가장 효과적인 구종이었다. 지난해 전체 구종 중 너클볼 피안타율이 0.179로 가장 낮았다. 시즌 피안타율(0.267)보다 훨씬 좋았다. 올 시즌 너클볼의 구사율을 더 높이려고 한다. 그는 "예전에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변화구나 결정구를 던져 맞곤 했다. 하지만 지난해 2스트라이크 이후 상대 타자가 너클볼에 헛스윙이 아닌, 지켜보다가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올해는 1스트라이크 이후 등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적극적으로 던질 계획이다. 너클볼 컨트롤도 지난해보다 향상됐다. 자신감도 붙었다"라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스트라이크존 근처에만 던지자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강타자를 상대로도 던지겠다"라고 다짐했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와 환경에 순응하며 기존에 던진 구종도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일까' 고민한다. 그는 "더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결국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노력해야 한다. 슬라이더도 좌우로, 커브도 다양한 포인트로 던진다. 최종 목표는 자유자재로 컨트롤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한다. 젊은 신예 투수와 끊임없이 펼쳐지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는 '변화'를 멈추지 않는다. 노경은은 "20대 초중반에 시간을 아쉽게 흘러보냈다. 야구 인생을 돌이켜보면 앞으로 야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더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1차 경쟁에서 탈락한 그는 후배들을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자신을 제외한 네 명을 두고 "어벤져스"라고 표현했다. 노경은은 "이승헌은 하드웨워(196㎝·97㎏)가 뛰어나고, 150㎞에 육박하는 서클 체인지업이 좋다. 아마도 제2의 염종석 선배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점쳤다. 이어 "박세웅은 최동원의 선배 등의 '안경 에이스' 계보를 잇지 않나"라며 "서준원은 사이드암 투수가 놀랍게도 150㎞ 공을 던진다. 롯데 선발진이 다양성을 통해 점점 갖춰가는구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신인 김진욱에 대해선 "팔 각도가 높아 양현종(텍사스)과 비슷해 보인다. 성장할 자질이 엿보인다"라고 예상했다. 노경은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다. 그는 "41~42세까지 계속 선수로 뛰고 싶다. 그러려면 잘해야 한다. 10승-150이닝이 목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1.04.0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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